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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칼럼] 담배꽁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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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3.28  13: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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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영 (사)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거리를 달리다 보면 앞서가는 운전자들이 피우고 남은 담배꽁초를 차창 밖으로 내 던지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럴 때는 경적을 울려 경각심도 주지만 곧바로 112에 신고한다. 물론 핸드폰으로 차량번호를 찍어놓는다. 웃기는 게 전화를 받는 112의 태도로 화가 치민다. 친절은 고사하고 신고자를 피곤하게 만들어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을 목격해도 경적으로 경각심을 줄 뿐 신고 자체는 포기한 지 오래다. 

골프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다음 티업을 하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앞 팀 골퍼 중에 한 사람이 본인 티샷 차례가 오니까 피우고 있던 담배꽁초를 불이 붙은 채로 바닥으로 내던지는 것을 보고 파수꾼인 필자는 “그러다가 산불로 이어지면 어쩌려고 그냥 던집니까”라고 나무라니까 “불 안 나면 되잖아요”라고 오히려 짜증을 내고 그냥 라운딩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런 목격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러한 사람들은 골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 골프장 관계자에게 모든 필드에 담배 지참을 못 하게 하라고 주문하니 백번 말해도 소용없다는 답변뿐이다. 골프 라운딩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제를 하지 않는 한 고쳐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골프장 필드 구석구석에 담배꽁초가 있는 걸 보면 골퍼들이 어느 정도 담배꽁초를 버리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담배꽁초에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한다. 담배 한 개비를 돌려가며 피웠던 시절이 있었는가 하면, 담배 살 돈이 없어 꽁초라도 주우면 몇 명이 둘러서서 서로 먼저 피우겠다고 입에 대는 그것까지도 뺏어 피우기도 했다. 학창 시절 하숙방에서의 담배는 낭만이었다. 4~5명이 둘러앉아 담배를 돌려가며 피우며 내뿜는 담배 연기가 하얗게 올라가는 모습. 뻐끔담배 피우다 금방 기침으로 털럭거리는 소리. 어느새 방안에는 연기가 자욱하고,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인다. 고인이 되신 수원시 심재덕 시장님은 담배꽁초 줍기 운동을 전개하신 분이다. 길을 가다가 담배꽁초 버리는 사람을 보면 꽁초를 주운 뒤 쫓아가서 “뭐 잊으신 거 없으십니까?”라고 물으신다. “없는데요”라고 대답하면 담배꽁초를 슬며시 보여주면서 “이거 사장님이 흘리셨는데”라고 웃으면서 건네며 “앞으로는 절대로 버리지 않겠다.”라는 답을 받아내곤 하셨다는 일화도 있다. 

이러한 담배꽁초가 골칫덩어리가 될 줄이야. 
3·4월이 되면 산불로 이어지고, 장마철이 되면 하수구가 막혀 2차 피해를 유발한다. 

요즘 산불로 매스컴을 도배하고 있다. 산불은 주로 4월에 발생하는데, 기후가 건조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씨 때문에 최근 들어 3월에도 빈번히 발생한다. 산불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미국, 캐나다, 동남아 등지에서는 낙뢰와 이탄층(부패와 분해가 완전히 되지 않은 식물의 유해가 진흙과 함께 늪이나 못의 물 밑에 퇴적한 지층) 등 자연 요인으로 인한 산불이 많지만, 우리나라 산불의 주요 원인은 사람들의 부주의로 발생한다. 통계에 의하면 전체의 29% 정도가 논두렁ㆍ밭두렁을 소각하다 산불로 번지고, 나머지 71%는 입산자 실화(담뱃불로 추정)로 되어 있다. 예로부터 산불은 악마에 빗댄 화마(火魔)로 불렸었다. 산불이 번지는 속도가 보통 쓰레기를 태우는 불의 속도와 차원이 완전히 다르고, 바람이 불면 짧게는 몇백 미터, 길게는 몇 킬로미터 이상 불씨가 흩날리면서 번지기 때문이다. 

길거리의 담배꽁초는 어떤가.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도 있지만, 하수구나 빗물받이에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가 배수구를 막히게 하여 여름철 폭우라도 쏟아지면 빗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주변을 물바다로 만들기도 한다. 어느 기초자치단체는 담배꽁초를 모아오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담배꽁초 1g에 20~30원을 보상한다. 아스팔트·보도 위를 나뒹구는 것부터, 축구에 처박혀 쌓여 있는 것까지 길거리에서 주웠는지 재떨이에서 모았는지 1시간만 주워도 돈으로 환산하면 이만 원 정도 수입이 된다고 한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국내에서 매년 46억 여 개의 담배꽁초가 버려진다.

산불은 지구상에서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재난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산림이 울창하고 가연성 낙엽 등이 많이 쌓여 있다. 경사가 급하고 기복이 커 타들어 가는 속도가 빨라 산불이 빠르게 확산한다. 산불 발생에 대한 대응조치를 취하는 시간이 극히 짧아서 초기 진압이 어렵다. 자동차 문화가 급격히 발달하면서 유동 인구가 주중·주말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점차 늘어나 흡연가들이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가 산불로 이어지고 있다.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에 걸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엄청난 재산ㆍ인명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흡연가들의 세심한 배려가 요망된다. 담배를 피운 뒤 꽁초를 아무 데나 버리지 않는 버릇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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