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특별기고 - 컬러 트래블<1>“안녕하세요?”
안전정보  |  safetyin@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3.02.25  10:54:2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무심한 듯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하는 한국인들의 인사. ‘안녕’이란 질병과 사고, 재해와 재난, 재앙으로부터 ‘안전’한지 묻는다. 그리고 헤어질 때면 다시 한 번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가십시오.” “안녕”이라고 말하며 돌아선다. ‘무탈함’, ‘별일 없음’을 기원해 주는 참 따스한 인사다.

365일 24시간 우리는 안전하지 않다. 평범한 일상에서도 안전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 적절한 위치에 놓여있지 않았던 사물이 흉기로 변해 긴급 구조대가 출동했다거나 주방기기나 건조기를 잘 못 사용해 일순간에 대형화재로 번진 뉴스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외출만으로 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수도 있고 눈이 많이 내린 날에는 빙판 길에 미끄러져 골절상을 당할 수도 있다. 매일 사용하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도 세심한 주의를 요구한다. 부유한 노인들은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병원과 연결된 실버타운에 입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험과 연금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헐벗은 존재처럼 느낄 수밖에 없다. 

자동차의 블랙박스와 CCTV와 위치 추적 앱은 이젠 선택사항이 아닌 생필품이 되었다. 스마트폰으로 가족과 연인의 위치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반려동물과 홀로 계신 부모님, 어린 자녀들의 상태를 살필 수도 있다. 프라이버시 보다 안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불안’은 마케팅에서 사라지지 않는 강력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2000년 인류의 재난사를 훑어보면 인류가 아직 건재하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고뿐 아니라 재해와 재난, 재앙은 문명사와 더불어 다른 형태로 계속 출몰해왔다. 수렵채집인들의 절반은 10세가 채 되기도 전에 사망했고 평균 수명은 30세를 넘기기 어려웠다. 대부분 굶주림, 탈수, 감염, 출혈로 사망했고 10~50%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구타를 당해 사망했다. 당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늘 주변을 살펴야 했고 끊임없이 이동하며 살았다. 정신과 의사 안데르스 한센에 따르면 인류는 끊임없이 진화했지만, 아직 우리의 뇌는 수렵 채집인에 가까워서 세상의 변화 속도에 몸의 진화속도가 대응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로 인해 우울증과 불면증의 시대를 살아가게 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인간의 뇌가 수렵 채집인에 가깝다고 하지만 생존방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하지만 동식물들은 여전히 포식자와 피식자의 먹이사슬에서 자유롭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인다.

생명을 지키는 보호색과 경계색
다양한 동식물들이 자신의 몸을 주변 색에 최대한 가깝게 변화시켜 적의 시야로부터 은폐하는 카무플라주camouflage 전략을 취한다. 이 전략은 피식자와 포식자 모두 사용하는데, 피식자는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 포식자는 먹잇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 전략을 사용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생충처럼 시각에 의존하지 않는 포식자에 대해서는 이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카멜레온은 주위 환경에 빠르게 반응해 체색을 바꾸는 대표적인 동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컬러는 약육강식의 법칙만 존재하는 야생의 삶에서 생존 전략의 주요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포식자에게 눈에 띄지 않게 ‘보호색’을 취해 은폐전략을 취하는 동물들이 있다. 고등어는 천적 갈매기의 눈에 띄지 않도록 바다색과 비슷한 푸른색 등을 갖게 되었다. 북극여우는 계절에 따라 여름에는 풀과 바위틈에 숨기 위해 갈색과 회색 털로, 눈이 내린 겨울에는 하얀색 털로 털갈이를 한다. 

   
 

‘보호색’과 반대로 화려하고 강렬한 ‘경계색’을 선택해 튀는 전략을 사용하는 동물들도 있다. 무당벌레는 자신이 독성을 품고 있거나 상대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주지시키기 위해 강렬한 빨간색에 검은색 도트무늬를 갖고 있다. 일종의 친절한 경고 사인이다. 얼룩말의 줄무늬는 적의 시선을 교란시켜 자신의 형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게 한다. 또한 이 줄무늬는 초원에서 적당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흰색 줄무늬는 태양빛은 반사하고 검은색 줄무늬는 태양빛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사파리룩이나 밀리터리룩은 보호색을 활용한 동식물의 카무플라주 전략에서 영감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군사시설과 군복, 무기도 보호색 전략을 사용해왔다. 대체로 방범과 치안, 단속을 목적으로 하는 CCTV도 보호색 전략을 취해 최대한 시선을 끌지 않는 색을 사용한다.  

   
 

하지만 주의가 필요한 시설이나 안내판은 경계색을 전략을 적극 활용한다. 신호등이나 공사중, 화기 엄금 표지판 같은 것이 경계색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야생의 삶에서 벗어난 인류는 지금도 여전히 컬러를 개체 보호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 오고 있다. 문어처럼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컬러와 질감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특수한 색소세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체색을 변화시키는 특별한 능력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특권적 지위를 누리게 된 것은 도구화 능력 때문이다. 인간 종에게 부여되지 않은 능력은 도구로 대체해 왔다. 인간은 의복과 메이크업, 헤어스타일을 통해 새롭게 변신할 수 있다. 또는 성형을 통해서 유전적 한계를 넘어서기도 한다. 
컬러 칼럼 연재를 제안받은 날 통화를 끝낸 직후 컬러 컨설턴트 ‘조앤 엑스터트’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자신을 컬러 전문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거짓말쟁이일 것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컬러 전문가라면 물리학, 화학, 천문학, 광학, 신경과학, 지질학, 식물학, 동물학, 인간 생물학, 언어학, 사회학, 인류학, 미술사, 지도 제작 등 다양한 학문에 능통해야 한다고 말이다. 나 역시 동의한다. 내가 컬러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음악이론에 심취해 있던 때였으니까. ‘컬러 트래블’의 마지막 칼럼을 쓸 무렵 독자들도 이 문구를 한 번쯤 떠올리게 된다면 좋겠다.


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선을 갖는 것

- 마르셀 프루스트(1871-1922)
 

< 저작권자 © 안전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22일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 개정 시행
2
제25회 미래일터안전보검포럼 및 제19회 보건안전포럼 개최
3
[재난안전칼럼] 사람과 반려동물
4
[초대석] 김진 건설안전임원협의회(CSOC) 회장
5
GA코리아 ISO45001인증 획득
6
한국건설안전학회,국가 산업안전보건 혁신 방안 세미나 성료
7
파워인터뷰 - 채창열 안전보건공단 대전세종광역본부장
8
특집 - KISS 2023 지상전시회
9
부천근로자건강센터, 설립10주년 기념 세미나 개최
10
[발행인 칼럼] 스마트 안전 기술개발 투자 확대됐으면…
11
HJ중공업 건설부문, 협력사 CEO 안전보건 간담회 실시
12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적용 유예해야
13
우수업체 CEO 인터뷰 - 임동호 대표/ DNV Energy Systems Korea
14
“위험성평가” 안전한 일터의 시작!
15
특별기고 - 소비자 안전 이슈<4>
16
한보총,위험성평가 기반 산업보건 혁신방안 논의
17
2023년 3월 말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 발표
18
한국가스학회 2023년 봄 학술대회 개최.
19
직업건강협회, 마음건강 서포터즈단 2기 위촉
20
고용부, ‘발파 표준안전 작업지침’ 전부개정
회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일로 10길 27 (구로1동650-4) SK허브수오피스텔 B동 901호  |  대표전화 : 02)866-3301  |  팩스 : 02)866-3382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844  |  등록년월일 : 2011년 11월 22일  |  발행인·편집인 : 이선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오세용
Copyright © 2011 안전정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afetyin@safety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