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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암살, 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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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4.29  16: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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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교식 숭실대학교 안전보건융합공학과 교수

지난달 서두에서 언급했던, 제법 오랜 기간 준비했던 수소안전융합대학원에 대한 발표가 4월 11일 났다. 결과가 바라던대로 안되어서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매우 실망스럽기도 했으며 그 김에 하루를 집에서 조용히 TV나 보며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 마침 임시정부 건립일이어서인지 임정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가 두편이나 방영되었다. 당시엔 독립이 될지, 언제 될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나라를 찾기 위해 애쓰시던 분들과 그 주변의 이야기이다. 
먼저 영화 ‘암살’은 일본으로 돌아가는 총독 가와구치와 일제 앞잡이 강인구를 암살하기 위하여 3인의 암살조가 상해, 만주를 거쳐 서울로 잠입하며 임무를 완수하는 내용으로 극중 나오는 음악을 중심으로 간략히 소개한다. 암살조의 대장을 맡은 안옥윤(전지현)이 상해 프랑스 조차(租借)지역내 미라보 여관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하와이 피스톨(하정우)과 만나는 장면에서는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2악장이 나온다. (https://www.youtube.com/watch?v=fX4pZnlvGjE) 기대를 잔뜩하고 마셨으나 쓴맛에 당황하던 안옥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거사를 제의한 밀양사람 김원봉의 제의로 세사람은 기념사진을 찍으며 이때부터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는 장면에는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가 나온다. (https://www.youtube.com/watch?v=2B9kZ2jguwk) 독립군의 근거지인 아네모네 술집에서 재미있는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춘다. (https://www.youtube.com/watch?v=Uqi66ow7vCA) 레오, 레아, 엘리라는 세사람의 이야기인데 가난하지만 어울려 재미있게 사는 세 사람, 어쩐지 암살조 3인과 대비된다. 여자들이 한복입고 손을 좌우로 흔들던 극중 장면 때문인지 반주 ‘짠짠짠’ 에서는 나도 팔이 움찔거린다. 극 초반 매국노 이완용과 강인구를 암살하려다가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하던 염석진(이정재)은 탈출한 것으로 가장해 이중첩자 노릇을 한다. 염석진의 방해로 첫 시도에서는 암살에 실패하고 안옥윤은 쌍둥이인 미치코를 가장해 강인구집에 잠입하며 이때 만난 하와이 피스톨에게 미라보 얘길하며 자신이 미치코가 아님을 밝히는 장면에서는 슈만의 트로메라이가 흐른다. (https://www.youtube.com/watch?v=rImVFozA0NI) 우여곡절 끝에 가와구치와 강인구를 암살한 이들은 현장에서, 혹은 탈출하다가 모두 죽고 안옥윤만 살아남는다. 상해의 임정에서 일본의 항복소식에 기뻐하며 요원들이 ‘집에 가자’고 외치는 장면에서는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 2악장 주제가 배경에 잔잔히 흐른다. (https://www.youtube.com/watch?v=1zl1YKNgGxI) 노르웨이 출신 세계적인 크로스오버인 시셀의 목소리가 담긴 곡 ‘Going home’도 올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Q8ZHvw4Lfdw) 해방후 염석진은 반민특위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되고 혼자 자유를 누리며 시장을 돌아다닐 때도 유모레스크가 나온다. 시장서 미치코로 보이는 여자를 따라가다가 상해서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한 동료와 안옥윤에 의해 끝내 살해된다. 그때 안옥윤의 대사 ‘16년전 명령, 염석진이 밀정이면 죽여라, 지금 수행합니다.’ 라는 대사는 정말 멋지다.
영화 ‘밀정’은 앞의 영화보다 좀 뒤에 나온 영화이다. 이정출(송강호)는 서울 경무청 간부이며 일본을 위해 일하지만 끝내는 조국을 위해 폭탄을 숨기고 적절하게 배분하여 거사의 밑거름이 되게 하는 인물로 나온다. 극의 1/3지점 정도에 의열단이 일본군에 드러나서 하나둘씩 당하는 장면에서는 루이스 암스트롱의 ‘When you are smiling’이 나온다. (https://www.youtube.com/watch?v=yfsmmk93H3I) 고문당하는 의열단원을 보고 나와 이정출이 거리를 쓸쓸히 걷는 장면까지 이 곡이 이어지는데, 아마도 뒤의 장면에 더 어울리는 듯하다. 의열단원들이 국내로 폭탄을 운반하며 그중 한 명이 일본의 밀정이 되어서 이로 인해 의열단원들의 일정은 낱낱이 일본군에 드러나 위험에 처하나 대장인 김우진(공유)은 기지를 발휘하여 김회령(신성록)이 밀정임을 밝혀내고 처단한다. 연회장에서 경무국장 히가시를 폭탄으로 암살하는 장면에서는 라벨의 ‘Volero’가 나오며 끝부분 클라이맥스에서 폭탄이 터지는 장면은 압권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LwLABSm0yYc) 폭발전 폭탄 설치와 배신자를 커튼으로 덮어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처치하는 장면에서 이 곡이 시작되며, 곡의 반복되는 리듬이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는 드보르작의 슬라브무곡이 나오며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계속되는데 이 또한 영화의 감동을 이어가는데 한몫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KM4-w5lZGbc) 이 곡은 대학원시절, 점봉산에서 가을 햇살을 받으며 보았던 풍광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극 중 염석진이나 김회령이 ‘왜 밀정 짓을 해서 동지들을 팔았냐’는 대사에 대한 대답은 같다. 둘 다 광복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긴 세월 일제치하에 있다 보니 처음에는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가 그 마음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나라면 어땠을까? 이래저래 반성을 하며 보내는 한 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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