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발행인 이선자

중대재해처벌법이 법 제정 1년만인 지난 1월 27일 시행에 들어갔지만 시행 후 채 1개월이 경과하기 전에 대형 산업재해가 잇따라 발생, 법 시행을 무색케하고 있다. 
법 시행 2일 후인 1월 29일 경기도 양주시 소재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채석장에서 근로자가 매몰되는 재해가 발생했다. ㈜삼표산업은 레미콘제조업 업체로 근로자수가 930여명에 달한다. 채석장 아래쪽에서 천공작업을 하던 중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근로자가 약 20미터 높이의 토사에 매몰된 재해이다. 결국 매몰된 종사자들은 숨진채 수습되었다.

10여일 후인 2월 11일에는 여수시 소재 여천NCC㈜ 3공장에서 열교환기 기밀시험 중 열교환기 덮개가 이탈되어 근로자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천NCC㈜는 화학제품제조업이며 근로자는 960여명이다. 
이후 경남 창원에 있는 에어컨 부속 자재 제조업체인 두성산업에서 제품 세척공정 중 트리클로로메탄에 의한 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급성 중독으로 인한 직업성 질병자가 16명이나 발생했다.

이들 사고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압수수색 특별조사 등 강력한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와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에 대해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경영자를 입건하는 등 강력한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나 민간기업 모두 지난 1년간 중대재해처벌법을 되뇌이며 준비에 몰두해 온 것에 비추어 보면, 최근 잇따르고 있는 대형사고는 허탈한 결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물론 법과 제도의 특성상 시행에 맞춰 바로 그 효과가 나타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1년여의 준비기간과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즈음하여 강조한 사항 즉, ‘처벌보다는 예방’이라는 법 취지를 생각해 볼 때, 중대재해 최소화를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은 없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