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결합된 단어로, 새로운 가상세계에서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메타버스의 활용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은행, 백화점 등은 메타버스 플랫폼 내 영업점을 개설한다고 발표했으며, 카리브해의 바베이도스는 메타버스 대사관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대면 만남이 제한된 환경에서 올해 초부터 기업, 대학, 공공기관 등은 발 빠르게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여 설명회, 입학식, 교육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 같은 메타버스 열풍 속에서 안전보건 분야에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미래일터 안전보건 포럼'이 23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열려 주목된다.

포럼을 주최한 재단법인 피플의 이영순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기업은 기술진보와 함께 코로나19, 중대재해처벌법과 같은 비즈니스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서두를 열었다.

이번 포럼을 공동 주최한 한국안전환경과학원의 송지태 회장은 환영사에서 “사람과 위험의 간격을 멀게 하는 위험의 원격화가 메타버스 시대에는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메타버스 기술에 적합한 안전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형석 헤르스(주) 대표는 다양한 메타버스 기술과 활용 사례를 소개하며, 앞으로는 메타버스 속의 인공지능(AI)이 작업자를 도와주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말했다. 그 예로 작업자의 안전보건 관련 문의에 응답하는 디지털 휴먼 형태의 사이버 컨설턴트를 소개했다.

그는 “작업자의 안전보건역량 향상은 지식, 태도, 행동의 변화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하면서, “지식의 경우 소개한 디지털 휴먼 어시스턴트가 도움을 줄 수 있고, 태도나 행동의 경우 AR, VR을 통해 확장 현실을 경험하게 하여 빠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를 마치며 그는 메타버스 기술의 안전보건 분야 활용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기술 검토 및 규제 해소, 인센티브 방안 수립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김태옥 미래일터안전보건포럼 부대표가 큐레이터를 맡고 재난 전문가, 메타버스 기업가, 노동문제 전문가가 참여해 다양한 관점에서의 논의가 이루어졌다.

장희돈 전문위원(숭실대학교 기업재난관리표준연구소)은 “메타버스의 시장 규모는 2030년 GDP의 1.8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하며, 메타버스 트렌드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얘기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 같은 확산은 필연적으로 안전보건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박상희 대표((주)켐토피아)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ESG 경영의 대두로 사업장에서 안전보건에 관해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라고 하며, 메타버스 기술의 안전보건 적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건설업 안전보건 분야에는 이미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정부 주도하에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라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경창 대표(ZENSTEM(주))는 안전보건 교육에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그는 “가상현실에서는 현실에서 제약되는 다양한 체험을 제공할 수 있어 교육훈련 분야의 최고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하며, “지금까지는 이러한 기술들이 고비용을 요구했지만 메타버스의 현실화로 저비용으로 안정적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일형 노무사(노무법인 산재 경기안산지사)는 안전보건 분야에 메타버스 기술의 활용은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경우 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환경이다.”라며 국가적 차원에서 산업별 위험에 대한 ‘공공 메타버스 안전보건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을 제안했다.

큐레이터 김태옥 부대표는 “메타버스와 안전보건을 처음으로 논의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는 자리였다. 안전보건의 새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메타버스 기술을 포함해 변화하는 사회와 기술 환경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하며 포럼을 마무리 했다,

한편, 이 날 포럼은 유튜브 미래일터안전보건포럼 공식 채널에서 시청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