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아영 노무사/ 노무법인 길

최근 노동관계법의 잇따른 개정으로 많은 사업장들이 혼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부로 육아휴직과 임금 등 굵직한 법령이 개정되면서 그간의 업무 관행을 변경해야 하는 사업장들의 문의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사담당자들이 변경사항을 놓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도록 아래에서는 지난 11월부터 변경되는 노동관계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1. 남녀고용평등법 개정 (시행: 2021. 11. 19.)

▲임신 근로자 육아휴직 제도 
육아휴직은 당초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서 근로자가 휴직을 신청하는 경우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법은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가 모성을 보호하는 경우에도 육아휴직 신청이 가능하도록 법문을 개정하여 임신 근로자들이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휴직이 필요한 경우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임신 중 육아휴직을 사용하려는 근로자는 휴직개시예정일의 30일 전까지 사업주에게 신청을 하면 되고, 사용자는 이를 허용하여야 한다.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하였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육아휴직은 출생한 자녀를 대상으로 2회에 한정하여 분할 사용이 가능하지만, 임신 중 육아휴직은 근로자들이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분할 횟수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이로서 임신 근로자들은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유산·사산 등의 위험으로부터 건강을 보호하고, 경력 단절을 예방하는 데도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임신 중에 사용한 육아휴직 기간에 대해서도 고용보험법에 따른 육아휴직급여가 지급될 예정이며, 육아휴직을 부여한 사업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육아휴직등 부여 지원금도 지원될 계획이다. 

2. 근로기준법 개정 (시행: 2021. 11. 19.)

▲임신 근로자 출퇴근 시간 변경제도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는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에 있는 경우 1일 최대 2시간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이때 임신 12주 이후 36주 이내의 임신 근로자는 근로시간 단축 제도의 신청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근로시간 단축이 불가하다. 한편, 개정법은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가 1일 소정근로시간을 유지하면서 업무 시작 및 종료 시각 변경을 신청하는 경우 이를 허용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하여, 임신 근로자가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였다. 이를 통해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활용할 수 없는 임신 근로자도 근로시간 단축을 활용하여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의 대중교통을 피해 건강을 유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출퇴근 시간을 변경하려는 임신 근로자는 업무시간 변경 개시 3일 전까지 신청서에 임신 사실 확인을 위한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사용자는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임신 중인 근로자의 출퇴근 시간 변경을 허용하여야 한다. 이를 위반하여 임신 근로자의 신청에도 불구하고 출퇴근 시간 변경제도를 허용하지 않은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임금명세서 교부 의무
당초 임금 지급 시 사업장별로 임금대장을 작성하여야 한다는 의무만이 부과되고 있었을 뿐, 임금명세서에 관한 규정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아 사업장의 자율에 맡겨져 왔다. 그러나 개정법의 시행으로 시행일인 2021년 11월 19일 이후 지급되는 임금부터 근로자에게 임금명세서가 의무적으로 교부되어야 한다. 이때 임금명세서에는 근로자 특정 정보, 임금지급일, 임금 총액, 임금 구성항목별 금액과 계산방법, 임금의 공제내역이 반드시 기재되어야 한다. 그리고 작성된 임금명세서는 근로자에게 교부되어야 하는데, 서면 또는 문서로 지급되거나 사내 전산망의 정보처리시스템,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 이메일 전송의 방법으로도 가능하다. 임금총액 등 기재사항을 포함하여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편, 사업장에서 혼란을 겪는 부분은 임금명세서에 임금의 구성항목별 계산방법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는 개정 근로기준법 설명 자료를 통해서 임금명세서에 근로자가 임금계산 방법을 바로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인 수치가 포함된 산출식을 적거나 지급요건을 기재하여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이에 따라 사업장에서는 임금명세서에 연장·야간·휴일 근로시간 수와 가산 방법, 구체적인 계산식을 기재하여야 하므로 익숙하지 않은 사업장들은 준비에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생각된다. 법 시행일인 2021년  11월 19일 이후 임금 지급 시부터 임금명세서 교부 의무를 위반한 사용자에게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므로 당장 도래하는 임금 지급일부터 임금명세서에 위법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근로기준법 시행령의 과태료 부과기준에 의하면 임금명세서를 교부하지 않거나(1차 30만원), 기재사항을 적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적어 교부한 경우(1차 20만원) 근로자 1명 기준으로 과태료가 부과되므로 모든 근로자들의 임금명세서에 누락사항이 없는지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