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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전패러다임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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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30  14: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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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현 시스템디자이너 레질리언트시스템스+연구소 resiliencehong@gmail.com

“System”이라는 용어는 역사가 너무 오래되어 출처가 불분명하며, 현재의 모든 산업분야에서도 사용하므로 그만큼 개념정리가 애매모호한 용어이다. 산업안전 분야에서 적용하는 시스템의 역사는 대략, Cybernetics (Wiener, 1950), Second Cybernetics(Maruyama), System Dynamics(Forrestor, MIT 1961), System Engineering(V. Bertalanffy, 1968) 등의 변천과정과 그 기본개념들 중 일부를 절충(Trade-off)하면서 현재 각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System thinking”의 “Deals with systems as a whole rather than with subsystems or components.” 개념과 같이, 시스템 구성 초기시점부터 시스템 전체를 하나로 보고 목적과 기능에 맞는 System safety 구성이 되도록 재해석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운전 스킬에는 왕도가 없지만 누구나 운전 중에는 주변차량의 흐름, 도로상태, 날씨 등 빠르게 변하는 주변상황 전체를 보며 어느 한 곳에 시선을 두지 않는다. 운전 중 어느 한곳에 집중하여 시선을 두면 오히려 주변상황의 영향으로 사고로 연결된다. 좁은 도로 등을 통과할 경우도 도로 폭 등에 집중하여 길이/넓이 등을 계산하며 운전하지 않고 (수많은 실전을 통해 얻은 경험과 업데이트된 지식에 의존하며) 감각적으로 골목상황을 전체적으로 판단해 가며 빠져나가게 된다. 그러다 주정차(Dynamic 상태에서 Static 상태로 변환)를 하게되면 비로소 어느 한 곳을 집중하여 볼 수 있게 된다. System safety 측면에서, 운전 중일 때처럼 “전체”를 보며 판단하는 사고방식을 Complex system thinking 또는 Synthesis approach 라고 부르며 항상 변동되는 “상황중심적”접근을 한다. 한편, 주정차 중 일때처럼 특정한 “부분”을 자세히 주시하는 사고방식을 Conventional system thinking 또는 Analysis approach 라고 칭하며 “사물중심적”접근을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의 역사가 현재의 발전을 이루게 된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과거의 사물중심적 접근방법만으로는 복잡계 시스템사회의 다양한 상황중심적 문제점들을 수용할 수는 없다. 더더욱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자동화도 거대화되며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사회-기술사회에서는 단 하나의 원인(One-right-causality)으로 사고가 발생하기보다 다중원인(Multi-causalities)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므로, 과거의 Analysis approach에 의존하여 만들어진 각종 규격과 매뉴얼만 하염없이 수정하고 추가해도 사고원인은 계속 존재하며 예측 불가능한 상황만 증가할 뿐이다.  

System safety에서 “전체”를 보고 판단하는 융합적 접근방식(Synthesis approach) 은 각 조직(부서) 간의 필연적인 쟁점업무로도 설명할 수 있다.  
• 어떤 조직은 생산성과 상관없이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결코 안전하진 않다. 적어도 과거의 안전관점에서 보면 안전은 생산적이기보다 방어적이며, 수익보다 비용측면이다. 결국 아무것도 생산되지 않으면 안전을 위한 자원은 없는 것이다.
• 어떤 조직은 생산성이 최우선이지만, 안전이나 품질과 관련 없는 생산성은 있을 수 없다. 안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결국 생산을 약화시키거나 방해할 수 있는 사건사고의 가능성도 발생하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안전이 없다면 생산도 위태로워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부족한 품질은 시장점유율이 낮아져 결국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
• 어떤 조직은 품질이 최우선이지만, 생산성이나 안전성과 관련 없는 품질은 있을 수 없다. 품질보증은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는 있지만 생산성을 향상시키지는 않는다. 반대로 품질이 낮아지면 생산흐름이 흔들리므로 안전성도 영향을 미친다.
• 어떤 조직은 신뢰성이 최우선이지만,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생산성과 관련 없는 신뢰성은 있을 수 없다. 생산성뿐만 아니라 안전과 품질측면도 조직구성원 및 기술요소의 신뢰성에 크게 의존한다. 
(Synesis - The Unification of Productivity, Quality, Safety and Reliability; E. Hollnagel, 2021) 

이와 같이 각 사업부서는 전체를 보고 상호의존하며 융합적 사고방식으로 같은 목표를 지향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늘날 대부분의 조직은 각자의 사일로(Silo)에서 각각의 다른 주안점과 수행기준을 갖고 있다. 수많은 실패는 기술과 인간보다 조직과 관련 있다는 주장(Normal accident; Charles Perrow, 1984)이 우리에게 재차 경각심을 준다. 

복잡계시스템 사회에서는 과거의 모든 개념이 재해석되고 재정립되어야 한다. “(안전)사고는 기술적요인과 인적요인 및 조직적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한 결과”로 정의된다(IAEA-TECDOC-1846. 2018. P3). 각산업의 발전속도와 자동화규모는 과거의 이전시대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속도가 붙었으며, 각 요소 및 요인간 상호작용과 상호의존성으로 인해 과거의 기술적요인과 인적요인만으로는 복잡계 현상을 파악하기에는 한계점이 노출되었기에 조직적요인(Organizational Factors)까지 포함하여 추가 해석되어야 할 요소가 점점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던 기술적요인과 인적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검토되지 않았던 조직적요인을 오히려 집중 보완하는 것이 더욱 균형적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또한 이와 같이 전체가 연결되어 있으므로, 과거 각각의 사일로 안에서 단편화된 지식과 경험은 결국 그때 그 시절의 옛이야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변화는 전문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사고방식에서도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삶의 질 향상과 더욱 안전한 개인생활을 추구하기 위해 개개인도 학습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불확실성 시대에 생존을 위한 우리 모두의 기본 의무이다. 융합적 접근방식이 필요한 복잡계시스템 사회는 특정 전문분야이더라도 해당전문가의 판단에만 의존하는 것은 모순이며, 오히려 개개인이 기능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모든 분야에 참여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그동안 전문가에 의한 깊이우선적(DFS: Depth-First Search) 프로세스에 의존하는 방식의 실패에 대응하고, 새로운 환경변화도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모두가 참여하는 너비우선적(BFS: Breadth- First Search) 방식이 요구된다.   
역사적 흐름으로 보면, 산업혁명이후 안전이란 기술적 요인을 의미하였으며, 그 후 인간에게 초점이 맞춰지다가 1986년 체르노빌 원전폭발사고를 계기로 그 초점은 조직문화와 안전문화로 옮겨갔다. 안전(사고)을 기술적인 관점에서 분석평가하고, 휴먼팩터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을 넘어서, 문화의 관점에서 조직과 안전을 보면서 많은 문화도 창출되기 시작하였다. 품질문화의 정의는 품질관리자뿐만 아니라 조직의 모든 사람이 품질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제안(Harvey & Green, 1993) 되었으며, 생산문화, 신뢰문화 등 문화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도 조직에 퍼져 나갔다. 각종 문화의 존재를 편리하게 정의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으며 문화자체를 단기간에 바꾼다는 것은 분명히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같은 조직에서 상호 관계를 유지하며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믿음이 상호 간 강하면 그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적어도 어떤 변화도 시도해보지 않는 것보다 비록 시행착오를 통해서라도 귀중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보완대책이 된다. 또한 안전(사고)은 여러가지 요인이 상호 간 영향을 주어 발생하므로 다양한 문화의 관점, 기술적 관점, 휴먼팩터의 관점 등 서로 다른 견해가 새로운 원인과 대책을 찾는 방법도 될 수 있다.   
 
사회나 조직의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행동양식과 물질적 측면을 포함한 생활양식을 “문화”라고 부른다. 원자력분야를 비롯한 많은 산업에서 적용하고 있는 샤인의 “조직문화의 3단계” 모델과 같이,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프로세스)는, 가장 외형적으로 판단하기 쉬운 1단계를 거쳐 2단계가 형성되고, 그것을 통해 3단계가 만들어진다.

1단계: 인공물, 물리적환경, 구성원의 행동 등2단계: 표방하고 있는 가치관, 판단기준, 사고방식 등3단계: 묵시적 행동규범, 기본적 전제사항 등 (3 Levels of Culture; E. Schein, 1992)

이러한 프로세스를 역순으로 보면, 구성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형성된 3단계가 2단계를 지배하며 그에 따라 1단계가 구성된다. 결국 조직구성원의 행동변화와 물리적 환경변화로 조직문화도 바꿀 수 있게 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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