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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칼럼] 인사-만사 (人事-萬事)근본 문제는 천재냐, 인재냐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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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28  10: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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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지구가 자연재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에서는 양쯔강 유역 폭우로 세계 최대 댐인 산샤댐 붕괴가 우려되고, 아프리카에서는 사상 최대의 가뭄으로, 유럽에서는 역대 최고의 폭염으로, 북미에서는 역대 최대의 허리케인으로, 대한민국에서는 기록적인 호우로 전 세계가 속수무책이다.
대한민국은 지리적 위치로 대륙과 해양의 영향을 받는 계절풍과 연교차가 큰 대륙성 기후가 나타난다. 여름철 강수량이 적으면 가뭄이 들고, 강수량이 많으면 홍수가 나게 되어 있다. 강수량 자체는 세계 평균(973mm)의 1.3배 정도에 해당하지만, 여름철인 6월부터 9월까지 2/3 이상이 내리고, 그것도 지역적으로 편기 현상이 있다. 쉽게 말하면 여름철에 물을 저장해 놓았다가 비가 오지 않는 봄, 가을, 겨울에 사용한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1,300mm라고 한다. 우리나라 면적을 하나의 물그릇이라고 볼 때 강수량을 모두 담는다고 가정하면 물의 양이 얼마나 될까? 수문학적 용어로 ‘수자원 부존량 또는 수자원 총량’이라고 한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수자원 총량은 1,276억㎥이다. 이중 증발 등으로 없어지는 545억㎥, 바다로 직접 흘러가는 400억㎥ 등 손실량을 빼면 이용 가능량은 331억㎥(하천수 161, 댐 133, 지하수 37)에 불과하다. 더구나 연도별, 지역별, 계절별 강수량의 차이가 크고, 변화의 폭이 커 수자원 관리에 매우 불리한 특성을 갖고 있다. 또한, 국토면적의 70%가 경사도 20도 이상으로서 일단 비가 내리면 단시간 내에 하천으로 흘러들어 물관리에도 어려움이 많다.
세계기상기구(WMO)는 대한민국의 연간 강수량은 세계평균보다 높게 나타나지만 좁은 국토면적과 높은 인구밀도로 1인당 수자원 총량은 2,705㎥로 세계평균(22,096㎥)의 12%에 지나지 않아 국제적으로 물 취약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수자원의 전체 이용량 331억㎥ 중 자연 하천수 의존도가 50%가 넘어 조금만 가물면 취수 장애가 오고, 과하게 비가 오면 홍수피해가 발생한다. 이를 균형 있게 다루기 위해서는 댐 건설과 하천정비 및 대체수자원의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나라다.
일반적으로 댐은 용수전용 댐(농업, 공업, 생활, 발전)과 용수와 홍수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다목적댐으로 분류한다. 다목적댐의 역사는 1924년에 미국의 테네시강(江) 종합개발을 위해 건설된 윌슨 댐(Wilson Dam), 1935년에 수자원의 안정적 공급과 콜로라도강(江) 하류의 홍수 방지를 위해 건설된 후버 댐(Hoover Dam)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도 1970년대 4대강 유역종합개발사업 일환으로 남강·소양강·안동·대청·충주 등의 대형 다목적댐이 건설되었고, 80년대에는 중소유역의 홍수피해 방지를 위해 횡성·용담·장흥·밀양 등 중소규모다목적댐으로 전환되었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들어 댐 건설은 하천 수질오염 등 환경과 생태계의 가치를 중시하는 분위기로 댐 건설을 반대하는 추세지만 가중되는 홍수 및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요소요소에 댐을 건설하여야만 한다.
2020년 대한민국 여름은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물난리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6월 24일 시작된 장마가 53일째 이어졌다. 2013년 49일을 넘어선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이다. 장마가 가장 늦게 그친 1987년(8월 10일) 기록도 훌쩍 넘어섰다. 집중호우는 댐 방류로 이어져 하류부 마을을 덮쳤다. 무분별하게 건설된 태양광시설은 산사태를 유발했다. 4대강 사업이 본류에 치중하다 지류 저지대가 침수되었다. 천재라기보다는 인재라고 정치권에서부터 국민까지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 
논쟁의 대상이 크게 4가지로 압축된다. 홍수를 막을 수 있었는가. 태양광시설이 산사태를 유발했는가. 댐 방류가 적절했는가. 기상청 예보가 정확했는가 등이다. 
근본 문제는 천재냐, 인재냐가 아니라고 본다. 사람이 문제다. 이 분야에 근무하는 임직원이 전문가인가, 아닌가다. 대한민국 재난관리의 맹점이 여기에 있다. 채용할 때는 전문직렬로 뽑는다. 기상청, 산림청, 수자원공사, 행정안전부 등 어느 부처든 조직 구성원을 순환보직 인사이동으로 여타부서에 전보 또는 배치한다. 이러한 인사 관행은 업무 수행의 전문성과 능률성을 저하시키고 행정의 일관성을 해친다. 주요부서 곳곳에서 비전문가가 전문가 행세를 한다. 비전문가가 댐관리하고, 일기예보를 하고, 태양광시설을 허가해 준다. 환경 감시부처에서 하천관리를 총괄한다. 긴급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비전문가가 뭘 알겠는가. 또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적어도 한 분야에 20년 이상 근무해야 전문가 소리를 듣는다. 전문직렬로 들어가면 나올 때까지 한 우물을 파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이번 피해 원인은 ‘사람’이 정확한 해답이다. 
필자는 1985년에 미국 테네시강 유역개발공사(TVA)에서 연수한 적이 있다. 미시시피강(江)과 테네시강(江) 유역의 주운 시설, 수공구조물, 댐 관리 등을 중점 살펴봤다. 테네시강에 건설된 댐을 견학할 때다. 예상과 달리 늙수그레한 사람이 나와 자세히 설명했다. 의아해서 물어본즉 이분은 그 댐에서만 40년 이상 근무했다고 자긍심을 드러냈다. 댐 주변 쥐구멍까지 다 안다고 자랑한다. 불평 한번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천직으로 여기고 퇴직할 때까지 계속 근무에 임할 거란 말로 작별 인사를 했다. 재난 안전은 전문가의 역할이 요망되는 분야다. 전문가가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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