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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칼럼 ] 태풍 진실(眞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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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9  11: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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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8월의 저주’란 말이 있다. 역사상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놓은 사건의 시작이 모두 8월에 시작되었다고 해서 생긴 말이지만, 국민 재난 안전 차원에서는 8월을 ‘태풍의 저주’라고도 한다. 인류의 경제활동 등으로 생성되는 지구온난화가 8월 태풍을 점점 강력하게 만든다. 지구온난화는 태풍이 발생하는 해역의 해수 온도를 상승​시키고, 계속해서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태풍’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자연재난을 배경으로 다루는 영화인 줄 알고 보러 갔는데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태풍 이동 경로를 이용해서 한반도에 핵폐기물을 뿌리려다 계획을 포기하는 내용이다. 태풍 특보가 발효되면 모든 선박은 가까운 부두로 피항한다. 이 영화에서는 이점에 허를 찔러 ‘태풍의 눈’을 따라 작전을 실행한다는 시나리오다. 태풍에 대한 상식이 풍부하지 않으면 영화 제작이 불가능하다
태풍을 순수한 우리말로는 ‘싹쓸바람’이라고 부른다. 땅 위에 모든 것을 싹 쓸어갈 정도의 바람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태풍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태풍의 기준은 나라별로 차이가 있다. 대한민국과 일본에서는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17m/s 이상의 강한 폭풍우를 동반하고 있는 열대성저기압을 말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열대성저기압 중에서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33㎧ 이상인 것을 태풍(TY)이라 한다.
태풍은 발생 지역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 적도를 중심으로 북반부에 해당하는 북서 태평양 필리핀 부근에서 발생하면 ‘태풍’, 북미와 남미 해역에서는 ‘허리케인’이라 부른다. 남반부인 인도양 아라비아해, 벵골만 등에서는 ‘사이클론’, 호주 부근 남태평양에서는 ‘윌리윌리’라고 한다.
태풍이 발생하는 직접적 원인은 적도 부근이 극지방보다 태양열이 강해서 생기는 열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기상 현상이다. 태풍은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으면서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하여 고위도로 이동한다. 지구는 자전하면서 태양의 주위를 돌기 때문에 낮과 밤, 계절의 변화가 생기며 이로 인해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량의 차이가 태풍을 발생시킨다.
태풍 이름은 북태평양 고기압권 영향을 받는 14개 나라에서 10개씩 제출한 이름으로 명명한다. 국가별로 제출한 총 140개의 이름을 WMO(세계기상기구)에서 태풍의 명칭으로 공식 부여한다. 140개의 태풍 이름은 28개씩 5개 조로 나뉘어 국가별 알파벳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붙여진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된다. 어떤 태풍이 큰 피해를 입히거나 다른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는 태풍위원회 총회를 거쳐 그 태풍의 이름을 폐기하고 다른 이름으로 바꾼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피해를 많이 준 ‘나비’를 ‘독수리’로 변경한 적이 있다.
태풍은 연중 발생하지만 1월부터 6월까지는 거의 없고, 90% 이상이 7~9월에 들이닥친다. 특히 8월에 내습하는 태풍이 가장 치명적 피해를 안긴다. 그래서 8월 태풍을 ‘8월의 저주’라고도 한다.
태풍의 일생은 발생해서 소멸될 때까지 약 1주일에서 1개월 정도의 수명을 가진다. 태풍은 중심에 가까울수록 풍속이 증가하지만, 중심 중앙 부분에서는 풍속이 급감하여 구름과 바람이 없으며 대체로 맑고 고요하다. 이 부분을 일명 ‘태풍의 눈’이라고 한다. 눈의 크기는 보통 직경 20~50km 정도지만 100km가 넘는 경우도 있다. 영화 ‘태풍’에서 남한에 핵 공격을 가하기 위해 이 눈을 이용하여 침투하는 장면은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다.
지구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 중 지진 다음으로 태풍이 가장 많은 재산피해와 인명을 앗아갔다.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도 자연재해의 50% 이상이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발생하고, 이 중 1, 2, 3위가 태풍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은 사망·실종자만 1,055명으로 기록된 1959년 태풍 ‘사라’다. ‘사라’는 사상 최악의 인명피해를 입혔다. 사회적 인프라도 약하고 태풍 예보시스템이 미비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반도에 결정타를 날린 태풍이다. 
태풍은 우리들에게 낯익게 다가온 지 오래다. 태풍은 인명과 재산상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기도 하지만 유익함도 많다. 환경정화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경제적 보탬도 만만치 않다. 재산상 피해는 산정기준에 의거 피해액을 추산해 내지만 경제적 이익은 대부분이 간접적 가치로 평가되기 때문에 금액으로 산출하기는 어렵다. 사회·경제학자들은 재산상 피해액 대비 경제적 효과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다에서는 심해의 플랑크톤을 끌어올려 물고기의 먹이를 풍부하게 해주고, 해수를 순환시켜 산소량을 대량 공급하여 적조현상을 막아 바다 생태계를 정화 시킨다. 육지에서는 각종 병충해를 막아주는 역할도 하고, 미세먼지등 대기질을 개선시키는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태풍을 순기능 태풍으로 전환 시키려면 태풍의 강도, 크기를 정확히 분석함은 물론 이동 경로 예보도 오차범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한순간의 오보는 치명적인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제 기상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할 때다.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가 이를 뒷받침한다. 태풍이 피해만 끼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태풍도 반가운 손님이다. 역기능에서 순기능을 잘 응용하는 태풍으로 맞이하자. 8월 태풍이 8월의 저주가 아닌 8월의 선물로 바뀌도록 철저히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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