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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칼럼] 엄마 근무환경 탓에 태아 선천적 질병… 대법, 첫 산재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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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9  11: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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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환 노무법인 충무 대표노무사

최근 몇 년새 직업성 암, 근골격계 질환 및 뇌심혈관계 질환 등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이 상당부분 폭넓게 인정될 수 있도록 보장 폭이 넓어져 왔다. 이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인사 노무 담당자들뿐만 아니라 일선에서 근로에 종사하는 노동자들 역시 상당부분 인식의 폭이 넓어지고 권리의식도 제고된 것을 현장에서 상담 및 사건 처리를 주로 하는 필자의 경우 누구보다 느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법원에서 선천성 질환을 가진 아이를 출산한  ‘J의료원’ 간호사들에 승소취지 판결을 내려 주목 받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출산한 아이의 선천성 질환이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사건의 개요 
최근  대법원 2부는 지난 4월 29일 ‘J의료원’에서 근무했던 간호사 A씨 등 4명이 “요양급여 신청을 반려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J의료원’ 간호사 4명은 2009년 임신해 유산 징후 등을 겪은 뒤 이듬해 아이를 출산했는데, 아이 4명 모두 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났다. 이후 이들은 임신 초기 유해한 요소에 노출돼 태아의 심장에 질병이 생겼다며 요양급여를 청구 했지만 거부 되자 소송을 냈다.   

2. 사건의 쟁점 
(1)‘J의료원’ 근무 환경이 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난 태아의 건강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당시 ‘J의료원’은 노동강도가 높을 뿐 아니라 불규칙한 교대근무, 부족한 인력 등으로 이직률이 높았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입원환자 대다수가 70세 이상의 고령이라 알약을 삼키지 못할 경우 간호사들이 가루로 분쇄하는 작업을 했는데, 임산부와 가임기 여성에 금지된 약들도 분쇄 대상에 다수 포함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재판부도 당시 ‘J의료원’의 이러한 근무환경이 태아의 건강장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인과관계가 있다면, 과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 범위에 태아가 포함되는지? 
일단 관할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법 적용 대상이 근로자 본인에 국한돼 태아는 요양급여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간호사들은 태아가 엄마의 몸 안에 있을 때 병에 걸린 만큼 모체의 질병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1심은 간호사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1심 재판부는 “원칙적으로 모체와 태아는 단일체이며 태아에게 미치는 어떤 영향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법적 권리 ·의무는 모체에 귀속된다”며 “여성근로자의 임신 중 업무로 인해 태아에게 건강손상이 발생했다면 이는 근로자에게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여성 근로자가 업무상 입은 재해로 질병을 가진 아이를 낳았더라도 이는 어머니의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어머니에게는 요양급여를 받을 권리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최종 대법원은 이를 다시한번 더 뒤집었다. “임신한 여성 근로자에게 그 업무를 이유로 발생한 ‘태아의 건강손상’은 여성 근로자의 노동능력에 미치는 영향(질병)과 관계없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서 정한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덧붙여 “산재보험법의 해석상 모체와 태아는 ‘본성상 단일체’로 취급된다”며 “여성 근로자와 태아는 임신과 출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업무상 유해 요소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여성 근로자가 출산 이후 모체에서 태어난 출산아의 선천성 질병 등에 관해 요양 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 권리를 상실하지 않는다고 봤다.  

3. 마치며
이번호 칼럼을 마치며 몇 가지 궁금점이 필자에게도 생겼다. 
(1)첫째로 대법원 판결에 따라 태아의 선천성 심장질환에 대해 요양 승인을 한다면 향후 요양기간과 요양기간에 따른 휴업급여를 언제까지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 
이는 아직 실질적으로 판결 이후 어떻게 근로복지공단에서 실무적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필자도 알지 못한다. 다만 요양이 승인되었을 때, 태아에 대한 의학적 치료나 처치 기준에 대한 문제부터, 비급여 수술비용 문제, 무엇보다도 태아의 휴업급여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가 상당히 관건이 될 듯하다. 태아야 노동능력이 없다는 것은 자명한 것이고, 태아의 모친인 엄마가 심장질환을 앓진 않더라도 태아를 돌보느라 휴직을 해야 한다면 휴업급여 지급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2)둘째로 이번 의료원 간호사 태아 사례가 아니라도 유사한 다른 직종에서도 얼마든지 많은 사례가 생길 수 있을텐데, 만약 태아가 사산하거나 사망하게 된다면 유족급여 수급 대상이 될 것인가의 문제이다. 아직 그러한 사례는 없을 수 있지만 근로복지공단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법 개정 내지는 실무상 업무지침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3) 인류의 문명과 과학기술이 발달해 갈수록 각종 원인을 알수 없는 질병과 코로나19부터 모국가의 원인모를 폐렴으로 인한 수천명의 돌발 사망사태까지, 앞으로 인류가 헤쳐나가야 할 길은 멀고도 먼 것 같다. 마찬가지로 사업장에서도 이젠 해당 근로자 뿐만 아니라 태아도 산업재해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유해 위험 작업 환경 작업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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