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소방본부(본부장 김영중)가 19일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아파트에 대해 화재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남동구 논현동의 한 고층 아파트 1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주민 2명이 연기를 흡입해 구급대에 의해 인근병원으로 옮겨졌으며, 4명은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고, 다른 주민 30여명은 긴급 대피해 화를 면할 수 있었다. 해당 아파트는 15층짜리 고층 아파트였으나, 안전규정이 강화되기 이전에 허가를 받아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인천지역에서는 총 714건의 아파트 화재가 발생했다. 2015년 167건, 2016년 152건, 2017년 118건, 2018년 135건, 2019년 142건으로, 7명이 사망하고 54명이 부상을 당했다. 재산피해는 소방서 추산 총 22억2,386만원에 달했다.

문제는 2005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 중 81%는 화재초기에 효과적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프링클러 설치는 1992년 개정된 소방법에 따라 16층 이상 아파트에만 적용됐다가, 2005년 소방시설법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11층 이상인 아파트는 건물 전체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기준이 강화됐다. 또, 이후 2018년부터는 6층 이상 아파트를 지을 때 스프링클러를 전층에 의무 설치하도록 강화됐지만, 기존 건물에 대한 소급 적용이 이뤄지지 않았다.

본부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지역에는 약 1,400여개 단지의 아파트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5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 다수가 11층 이상의 아파트이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일부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강화된 법에 따라 대부분 스프링클러설비가 설치되어있는 반면, 2005년 이전에 허가받은 900여개 단지 가운데 77%는 스프링클러가 없으며, 나머지 23%도 그나마 16층 이상 가구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다.

소방본부는 이러한 현황을 바탕으로 2005년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은 아파트에 대해 △세대별 소화기 비치, △세대 사이에 설치된 경량칸막이 확보, △완강기 위치 확인과 사용법 숙지, △계단과 통로에 피난상 장애가 되는 물건 적치 금지, △소방차 전용구역 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화재예방 안내문과 안내방송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할 계획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아파트는 많은 세대수가 살고 세대 간 붙어있어 화재발생 때 대형화재로 번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평소 화재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꼭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소화기를 반드시 보이는 곳에 비치하고, 주방에는 성능이 적합한 K급소화기를 비치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