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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홍기철 한국비계기술원 원장‘가설공사, 임시시설이니 적당히’라는 관행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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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28  17: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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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공사는 사소한 부주의로 추락, 붕괴, 전도 등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관리상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공사와 달리 공사가 끝나면 해체하는 임시 시설물이라는 인식 때문에 적당히 하려는 잘못된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다. 가설공사 전반, 특히 비계안전 및 연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비계기술원의 홍기철 원장을 만나 가설안전의 현주소와 개선대책에 관해 들어봤다. 

   
▲ 홍기철 한국비계기술원 원장과 대담을 하고 있는 본지 발행인 이선자 사장

한국비계기술원(이하 기술원)에 대해 개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13년 고용노동부에서 ‘가설공사 안전성 확보’와 ‘고소작업 추락재해 예방’을 사업목적으로 인가받은 비영리 법인으로 교육·훈련, 시험·인증, 진단, 표준화, 실명제, 기술연구 등을 수행하는 3개부서와 1실로 되어 있고 수도권본부(경기도 안성)와 남부권본부(부산)를 거점으로 원주, 서산, 여수에는 교육장을 두고 있습니다.  
저희 기술원은 거푸집, 비계, 흙막이 등 가설공사 안전 전반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법인명을 ‘비계’기술원이라고 한 것은 비계분야가 가설공사의 80%이상을 차지하고 건설현장 근로자 사망사고에서도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며, 비계 안전 선진국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영국은 1945년에 국립비계협회(NASC)를 설립하고 집중 관리하면서 거의 사망사고가 없고 최근 6년간은 단 한명의 사망자도 없지만 우리는 매년 60∼70명의 추락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비계 안전 후진국입니다.  
 
기술원의 대표적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가설공사 체험 실습’에 관해 소개해주십시오.
지난 해 4월부터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는 ‘건설현장 추락사고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양 부처가 함께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통한 건설재해 예방과 추락 사망재해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대표적 고소작업인 ‘비계’에서 추락 사망이 가장 많다는 점에서 비계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체에 경제적 지원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정부 정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재래형 강관비계를 일체식 시스템비계로 전환,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건설현장 내 시공,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관리자들이 비계 안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도록 해주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판단됩니다.
이에 우리 기술원은 2017년부터 조선, 석유화학, 플랜트, 발전소, 건설현장 관리감독자를 대상으로‘체험 실습 중심의 가설공사 안전 교육, 훈련과정’을 시작해 현재까지 1천500여명의 교육생들을 양성하였으며, 최근에는 한화건설, 포스코건설, SK건설, 대우건설, 삼성건설 등 건설현장 관리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으며 건설현장에서의 교육 신청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올해는 종합건설사 외에도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비계설치공사업 등 전문건설사 관리자와 공공기관 발주청 감독자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확대 운영할 계획입니다.
‘가설공사 체험실습교육’은 산업안전보건법 제32조 직무교육 전문가 과정으로 수행하고 있어 안전관리자가 보수교육과정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건설현장 추락 사고사망 방지 차원에서 ‘시스템비계’사용을 권장하거나 의무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대해 원장님께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지요?
올바른 정책방향으로 보고 있고 일본,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실시하고 있습니다. 단지, 시스템비계라면 추락사고를 해결할 수 있다는 과신은 위험하고 기존 재래형 강관비계 사용이 불가피하게 필요한 공사 구조체가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 기술원은 지난해에 안전보건공단에서 시스템비계의 설치, 해체과정에서 추락 위험을 보다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안전난간 구조를 보완하는 연구를 위탁 수행했는데 이러한 기술적 개선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외에도 시험·인증사업과 안전진단사업에 주력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가설공사 안전을 전문으로 하기 위해선 3가지 분야의 기술적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첫째는 성능시험을 통한 가설기자재의 품질관리와 성능확인이 가능하여야 합니다.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기술원은 기술표준원으로부터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 자격을 인가받았습니다. 아울러 국토교통부의 품질 검사기관 자격을 기반으로 가설기자재 품질관리와 성능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설치한 가설구조물 안전성 검증에 필요한 구조검토, 안전진단 등 기술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셋째는 가시설물 설치 작업자에게 체계적 기능습득과 작업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입니다. 
시험과 진단은 3가지 중 2가지에 해당되며 국내에선 3가지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전문기관은 우리 기술원이 유일합니다. 

   
 

해외 오일메이저와 선주사들이 유일하게 비계기술원을 조선소 비계작업자 훈련기관으로 인정한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조선소 비계표준화도 참여했는데 이와 관련해 말씀부탁드립니다. 
알고 계신 바와 같이 조선소에서는 비계를 족장 또는 발판이라고 부르는데 용접, 도색 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선행 작업입니다. 조선소 공정상 용접작업 등이 끝나면 바로 해체 후 다음 작업을 위해 즉시 옮겨서 조립·해체를 계속 반복하는 고난이도의 위험 작업입니다. 
조선소마다 제각각 조립 방법이 다르고 해외 선주사들까지 조선소의 현실을 무시한 무리한 작업방법 요구 등으로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부터 현대, 대우, 삼성 등 3대 조선소와 쉘 등 5대 석유메이저, 해외선주사가 공동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저희 기술원이 비계표준화 실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조선 3사가 완결된 표준화를 적용하고 우리는 표준화 내용을 근거로 사내교육 강사 양성 및 교육이수자 등급부여 등 교육생 평가를 담당하면서 3사가 비계작업 표준을 성공적으로 추진중에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비계 표준은 건설현장에 적용되는 표준이 대부분이었으며, 조선소 환경에 적합한 비계표준 제정과 자율 운영 체계 구축은 세계 최초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일본 조선소 관계자도 국내 조선소 비계 표준 관련으로 방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기술원은 쉘, 쉐브론, 엑슨모빌 등 글로벌 오일업체들과 함께 향후 외국의 조선소들도 사용할 수 있는 표준을 보급하는 사업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석유화학플랜트 업체들과 플랜트산업에 대한 비계표준화를 시작했으며 올해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실무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가설분야 미래인재 육성’이라는 목표로 사회 진출을 앞둔 공고학생들 및 젊은 층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시공업체와 연계해 구직, 구인 연결 플랫폼 운영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고용부 통계를 보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비계로 인해 사망한 작업자가 무려 564명입니다. 결국 근본적 해결책은 젊은 청년들에게 비계공사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훈련 기회를 주고 평생 숙련도 갖춘 인력으로 경력 인정과 평생 직업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주어야 하는데 길게 보고 차근차근 전문 인력을 양성하면서 이들이 인정받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전문가로 인정받으면 보다 취업이 용이할 수 있도록 우리는 훈련되고 검증된 비계, 거푸집, 흙막이 기능습득 작업자를 필요로 하는 시공업체가 언제든 구인을 검색하도록 프로그램 개발과 시범 가동 중인데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비계 등 가설공사와 관련해 덧붙이고 싶은 사항이 있으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비계 등 가설공사에 대한 일부 오해와 편견부터 없어져야 합니다. 가설공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아무나 해도 된다는 인식과 소위 ‘노가다’라고 직업적으로도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또 영구 구조체를 위한 본 공사와 달리 공사가 끝나면 해체하는 임시 시설물이기 때문에 가급적 경비를 싸게 하고 적당히 하려는 잘못된 생각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건설공사는 전체 공정에서 가설공사가 공사비용 절감, 공사기간 단축과 관련 있는 핵심 공정이며 조선소, 플랜트, 발전소에서도 아무리 첨단설비를 운영해도 비계없이는 시설의 건조, 유지, 보수가 불가합니다.
항상 위험을 동반하는 가설공사는 한 번의 사소한 사고가 즉시 추락, 붕괴, 전도 등 사망이나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소중한 인명 손실뿐만 아니라 경제적 폐해, 사회적 물의까지 감안하면 우리 모두 많은 관심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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