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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칼럼] 안전은 습관처럼, 위기는 기회처럼안전예방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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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8  15: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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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대형 사고가 터지면 우리는 갑자기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곤 한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핵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대거 방출되자 언론에서는 사고 발생 원인과 진행 과정, 파급 효과에 대해 뉴스와 기사를 쏟아내면서 시청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원전과 방사능 전문가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2014년 세월호 침몰로 인해 우리 국민은 모두 바다의 흐름, 선박 구조, 구조 장비, 선박 회사 내부사정을 훤히 알게 되면서 해양 선박 전문가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뼈저리게 습득한 지식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말 놀라운 속도로 잊어버린다. 1년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까먹고, 이후 새로 터지는 사고에 대한 전문가로 금방 바뀐다.

과거에 우리는 ’53년 창경호 참사(229명 사망)부터 시작하여, ’63년 연호(140명 사망), ’70년 남영호(326명 사망), ’93년 서해훼리호(292명 사망), 2014년 세월호침몰(304명 사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망자와 실종자 뉴스를 고통 속에서 목격해야만 했다. 우리가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사고 자체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고, 사망자나 실종자의 숫자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세월호 사태에 국민들이 분개하는 이유는 선박 침몰 자체에 대한 비난도 있지만, 구할 수 있는 생명을 제대로 구하지 못했다는 자괴감 때문이다.
우리는 배 외에도 자동차, 지하철, 철도,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수시로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다. 알고 보면 길거리 보행 자체도 상당히 위험하다. 우리나라 보행 사망자 비중은 경제협력기구 OECD 40개 국가 평균과 비교하여 2배 수준으로 보행자 안전이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재해 발생률 또한 매우 높다.
2015년 한 해 노동자 1,810명이 일하다 사망하고, 작업 중 사고로 인한 부상자 수는 8만 999명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10만명당 사고 사망자 수는 5.3명으로 미국 3.8명, 일본 1.9명, 독일 1.6명, 영국 0.7명에 비해 상당히 높다. 2016년 기준 산업안전감독관은 408명으로 1명당 6,000개의 사업장을 담당한다. 독일이 1명당 493개소, 미국이 1,059개소, 일본이 2,120개소를 담당하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인원이 부족하다. 대기업이 안전관리에 많이 투자하지 않는 것도 이유지만, 위험한 일은 임금이 저렴한 협력업체에게 많이 맡기기 때문이다.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도 해마다 늘면서 2018년에는 자그마치 25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건설 현장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고 유지보수가 잘 안 되고 있는 구조물이 수시로 붕괴된다. 또 원전 사고, 가스사고, 테러사고, 먹거리사고, 의료사고, 강도·강간사고, 교통사고 등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지진, 쓰나미, 홍수, 태풍 같은 자연재해도 매우 위협적이다. 영화 ‘그래비티’에서 볼 수 있듯이 우주 쓰레기와 충돌하는 우주선 사고도 앞으로는 더욱 자주 발생 할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 개인은 가족부터 시작하여, 기업, 정부, 사회 등 수많은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내가 안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내 자신이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안전 마인드를 가지고 항상 조심하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만 안전하게 행동한다고 해서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효율지상주의로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안전시설 투자와 유지보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안전교육에 소홀하다. 더구나 이러한 기업들의 행태를 감시해야 할 조직인 정부가 낙하산 인사 등으로 전문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감시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이 안전사고 발생 건수는 늘어만 간다.
우리나라가 법치국가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엄격한 법집행 수준은 OECD 국가 중에서 거의 최하위 수준이다. 법이 있어도 형량이나 벌금이 낮아 사람들이 불법을 저지르는 것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 법을 빠져나갈 허점이 많고 로비를 하거나 실력 있는 변호사를 쓰면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범죄자는 범죄로 얻게 될 기대이익이 지불해야 할 기대비용보다 클 때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 정부가 적발 확률이나 처벌 강도를 높이면 기대비용이 올라가는데 인건비 때문에 적발 확률을 무작정 올리기는 어렵다. 대신 처벌 강도를 올리면 된다.

영국의 전 수상 마가렛 대처는 “습관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안전해지려면 안전 예방을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물론이고 개인 차원에서도 안전예방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세월호는 한국의 자화상이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생긴 위기는 역설적으로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하지 못했던 사회 개혁의 여건을 만들어 주었다. 우리는 뼈아픈 고통을 감수하며 사회의 문제적 면면들을 모두 개혁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단순히 일인당 소득을 4만 달러, 5만 달러로 올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한쪽 선진국만 될 뿐이다. 재난안전, 보편적 복지나 기부문화에 따른 삶의 질도 올려야 하고 신뢰, 윤리, 투명성도 지금보다 훨씬 올라가야 진정한 선진국이 된다.

우리는 그동안의 관례· 관습을 타파하고 사회 전반에 걸쳐 개혁을 해야 한다. 안전불감증에 대한 사회개혁의 필요성도 더욱 절감하게 한다. 우리 모두 절박감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사회개혁이 ‘Impossible Dream'으로 남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안전은 습관이고, 위기는 기회다. 우리는 결코 위기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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