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안전기술 칼럼]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3>정성효 부장 대림산업 기술안전팀 한국건설안전학회 전기안전기술위원장
이여란 기자  |  safetyin@safety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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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6  17: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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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효 부장 대림산업 기술안전팀 한국건설안전학회 전기안전기술위원장
시간의 본질은 물질세계의 변화이고, 그 변화의 한 가지 형태인 거래는 화폐를 매개로 일어난다. 화폐는 화폐 발행 주체를 기반으로 운용되고 중개기관의 통제를 받으면서 수수료를 지불한다. 금본위제를 폐기하고 국가 간 통용 화폐인 기축통화를 무제한으로 발행하면서 화폐가 기축통화국의 권력이 되자 물질 화폐의 대체 수단으로 개발한 것이 바로 가상화폐이다. 가상화폐는 비물질적 디지털 데이터 암호를 화폐로 사용하는 것이고, 암호화폐의 신뢰성을 위해 고안된 컴퓨터 네트워크 시스템이 바로 '블럭체인(blockchain)'이다. 암호화폐의 형태는 오래전 화폐가 없었던 시대에 소규모 집단에서 거래를 확인하고 보증하던 형태와 유사하다. 원시적 신뢰는 한 집단에서 일어나는 거래를 그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동시에 인지하는 방식으로 형성되었다. 블럭체인은 특정 네트워크 내에서 일어나는 거래를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이 동시에 인지하게 하는 기술로 암호화폐의 기반 시스템으로 개발되었지만 수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컴퓨터 네트워크 생태환경의 원천기술이다. 사람들은 자신만 아는 것을 추구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을 신뢰하는 아이러니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블럭체인 기술은 한 집단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정보를 일정 시간 단위로 저장하여 그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것이고, 동일한 시스템을 공유하는 네트워크 집단의 범위는 광범위하게 확장이 가능하다. '블럭체인'의 '블럭(block)'은 해당 블럭체인 시스템에서 일정 시간(ex,10분) 동안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기록한 일종의 장부와 같은 것이고, '체인(chain)'은 그 장부를 체인 형태로 연쇄적으로 연결한 고리를 의미한다.

이 기술은 네트워크에서 파일공유 프로그램으로 널리 사용되던 P2P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되었다(P2P : 중개 서브 없이 개인 PC 사이를 직접 연결하는 Peer TO Peer 기술)

디지털 메모리와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 컴퓨터 저장용량과 네트워크 접속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블럭체인 기술의 토대가 형성되었고, Data를 일정 규격으로 단순화시켜 해킹이 불가능한 암호로 변형하는 암호 함수인 '해시함수(hash function)'를 통해 ‘블럭체인’ 기술이 만들어졌다. 함수(函數)는 수학 용어로 변수 x, y 사이에 x값에 의해 y값이 정해지는 관계가 있을 때 y를 x의 함수라고 한다(y=function(x)).

해시(HASH) 함수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일정 크기의 암호로 단순화시키면서 그 변형 방식에 일반적 패턴이 없기 때문에 결과 데이터로 원래 정보를 역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한 강력한 암호 함수이다.

예를 들어 해시함수가 '공간의 변화가 시간이다'는 문장을 열 자리의 암호 데이터로 변형하여 '123456aBcD'으로 만든다면, '시간은 공간의 변화이다'는 문장은 '&%#@~*!;?^'과 같은 형태로 변형한다. 이처럼 원정보의 일부분이 바뀌면 해시함수 값은 전혀 다른 형태로 변형되고, 변형에 일정한 패턴이 없기 때문에 정보의 역추적이 불가능하다.

네트워크 내의 아무리 복잡한 정보라도 아주 간단한 형태로 변형하는 해시 함수를 이용하면 시스템 내의 모든 정보를 간략한 인덱스 형태로 표현할 수 있고, 정보의 진위여부를 인덱스의 비교를 통해 신속하게 검증할 수 있다. 특정 시간 동안 일어난 변화의 정보를 저장한 박스를 만들고, 그 박스에 해시 암호로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인덱스를 부여하여 연쇄적으로 연결한 것이 블럭체인이다. 블럭체인 시스템에서는 시스템 내의 모든 개별 컴퓨터가 모든 블럭체인을 실시간 공유한다. 그것은 블럭체인 시스템 내의 모든 컴퓨터가 네트워크 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원본 장부를 보유한다는 의미로 강력한 보안 기능을 발휘한다. 만약 어떤 해커가 블럭체인 시스템에 기록된 정보를 조작하려면 그 네트워크 내의 모든 컴퓨터에 복제되어 저장되어있는 모든 원본장부의 과반수(51%) 이상을 동시에 조작해야 한다. 블럭체인 시스템에서 어떤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때 네트워크 내에 복제되어 있는 원본 자료 상호 간에 인덱스를 비교하여 과반수 이상이 일치해야 참값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커가 조작을 시도하는 동안에도 특정 시간마다 새로운 정보를 검증하고, 기록, 공유하면서 모든 장부가 동시에 업데이트되고 있기 때문에 블럭체인 시스템에서 어떤 정보를 조작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블럭체인 기술의 본질은 원시시대에 작은 부족에서 부족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부족 전체가 동시적으로 확인하여 ‘원초적 믿음’을 형성하던 것과 같은 형태의 신뢰를 만드는 기술이다. 블럭체인 시스템에서 정보를 조작한다는 것은 부족 구성원 과반수 이상의 기억을 동시에 조작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실재하는 아날로그(analogue) 현실 세계의 실제 풍경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전기적 On/Off 상태를 조합해서 만든 디지털(digital) 데이터로 구현한 그래픽 풍경은 간단한 전기적 작업으로 손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블럭체인의 블럭은 현실 세계에서 특정 시간 동안 일어난 변화의 실체를 검증하고 기록하여 봉인한 박스이고, 체인은 그 박스에 고유한 인덱스를 만들고 인덱스를 매개로 연결한 시간의 고리이다. 블럭체인 기술의 본질은 실재하는 현실 세상에서 공간의 변화가 구현하는 시간(時間)을 가변적인 가상세계에 기록할 때 절대적인 신뢰를 형성하는 기술로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요소가 가상세계에 그대로 기록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블럭체인(blockchain)'이 보증하는 현실과 가상의 일치는 가상 세계가 현실 세상의 개체 간 중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 기존의 중앙집중적 권력구조를 해체시키고 모든 개체가 대등한 위치에서 직접적인 네트워크 교류가 가능한 새로운 컴퓨터 생태계를 구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하는 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류 자체를 바꿀 것이다.’

-다보스 포럼 클라우스 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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