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재난안전 칼럼] 안전불감증(安全不感症)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이여란 기자  |  safetyin@safety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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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9  16: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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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안전불감증(安全不感症)을 사전적으로는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이 둔하거나 안전에 익숙해져서 사고의 위험에 대해 별다른 느낌을 갖지 못하는일’ 또는 ‘모든 것이 안전할거라고 생각하며 위험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는 증상’ 이다. 여기서 안전사고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장소에서 안전 교육의 미비, 안전 수칙 위반, 부주의 등으로 사람 또는 재산상에 피해를 주는 사고’를 의미한다.

 금년 3월에 국가안전대진단 일원으로 민간인 전문가로 참여한 적이 있다.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매년 2월부터 4월까지 60여 일간 실시하는 행사다. 학교, 식품, 위생관련업소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시설과 도로, 철도, 에너지, 공공건물 등 사회기반시설 등에 대해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연중행사다. 국가안전대진단은 안전점검, 안전신고, 캠페인 등을 통해 우리사회의 안전문화를 확산시키고자 2015년에 도입되었다. 2019년에는 합동점검 방식으로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민간건물은 자율점검표에 의해 자제 점검토록 하여 안전문화가 정착되도록 할 계획으로 추진되었다. 그간 위험요인을 발굴,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하지만 대부분이 관리주체의 자체점검 방식으로 추진되어 형식적인 점검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국민과 함께하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캐치프레이즈다.

 점검당일 9시 30분까지 시청 민원실로 나가기로 되어 있다. 30분전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도착한 듯하다. 정해진 시간 내에  분야별 전문가들이 다 모였다. 수십 년을 몸담아 해온 일이지만 민간전문가 입장에서 지식과 노하우를 기부한다고 생각하니 새삼 긴장감을 감출수가 없었다. 며칠 전부터 나름 중점 점검사항들을 메모도 해보고 마음속으로 정리를 하기도 했다.
 시청 관계관의 점검일정, 점검 장소, 점검요령 등 간단한 O.T를 마치고 일정표에 따라 곧바로 현장으로 나섰다. 점검 일정이 사전에 알려진 듯 서류 준비가 잘 돼 있었다. 먼저 자체점검표를 확인하고 주요부분은 실사를 병행했다. 이날 합동점검반은 담당 공무원, 건축·소방·전기·위생·가스등 민간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되었다. 시설물의 구조 이상 여부와 시설관리 상태, 안전설비 작동여부 등을 확인했다. 피점검인은 안내를 하면서 묻는 말에 해명을 하지만 늘 해오던대로 일상적으로 넘어가려는 눈치다. 시청 산하 기관은 그래도 성실히 임하는 것 같았다. 시청에서 허가를 득하여 대행하는 곳은 점검 자체를 귀찮게 생각하며 표정도 밝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점검자는 점검기준에 의거 직무를 이행하고 피점검자는 성실히 수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리조트 점검 때였다. 청소년들이 자주 드나들며 장기간 숙박하는 곳이다. 옹벽, 비탈면은 붕괴 우려가 없어 보였다. 객실로 들어서서 둘러보니 화재 감지기와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안내하는 직원은 왜 설치를 해야 되는지 감각도 없지만 설치 여부도 모르고 있었다. 자체 점검도 형식에 불과 했던 거 같다. 적어도 재난안전 담당자는 자기 직무에 책무를 다 하여야 되는데 물어보면 모르쇠 였다. 그간의 점검이 형식에 그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제천스포츠센터 화재(2017년 12월 21일, 29명 사망), 밀양세종병원 화재(2018년 1월 26일)가 엊그제 인데 재난안전 의식은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다음 일정으로 사회복지시설인 청소년 남자와 여자 쉼터를 찾았다. 중고등학생들이 10~15여명이 숙식을 하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다세대, 연립주택의 용도를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는 시설이다.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운영자에 따라 환경이 열약하기 짝이 없다. 여기도 거실과 방바닥이 비닐장판으로 깔려 있었다. 만에 하나라도 불이 난다면 대피하기도 전에 유독가스에 질식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매년 점검을 받았는데 처음 지적 받았다는 운영자들의 말에 화가 치밀었다. 점검 후 현지 시정 사항은 즉시 조치하라고 하고 안전위험 요인이 있는 시설이나 업소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보완 할 수 있도록 권장 하였다. 보수가 완료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확인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는 말을 남기며 나서는 기분이 찹찹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 인구 5,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20-50(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클럽에 들어섰다. 7년만인 2019년 3월 5일 30-50클럽에도 가입 했다. 30-50?클럽은?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국가를 가리키는 용어다. 한 국가가 높은 수준의 국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민경제 규모의 기준이 되는 1인당 국민소득과 함께 적정선의 인구경쟁력도 갖추어야 한다.?현재 30-50 클럽에 가입된 국가는 일본(1992년), 미국(1996년), 영국(2004년), 독일(2004년), 프랑스(2004년), 이탈리아(2005년), 한국(2019년) 등 7개국뿐이다. 전 세계 국가들을 대국-소국, 부국-빈국으로 나누어 봤을 때 한국은 대국이면서 부국 대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경제적이나 인구 측면에서는 세계반열에 들어간 것이다. 재난안전 측면에서 보자. 항간에 나도는 ‘대한민국 국민들 의식수준은 유치원 수준’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아직도 안전 불감증이 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다.
 1995년 1월 17일 고베·한신대지진으로 6,500여명이 사망했을 때 일본사람들은 ‘인간과 방재미래센터’ 설립은 물론, ‘고베메모리얼파크’를 조성하고 자원 활동가의 원년으로 기억하는 계기로 삼았다. 같은 해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로 508명이 사망·실종되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는 뉴스 속보가 나오자 사람들은?‘또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대한민국 성장신화의 붕괴 로 각인 되었다. 그럼에도 위령비는 양재시민의 숲에 묻혀놓고, 붕괴자리에는 고층아파트로 채우는 등 안전 불감증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

 안전 불감증 원인은 무엇일까?
 ‘남들이야 어찌되든 나만 잘되면 되지'라는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생각과 부정부패 비리를 일삼는 공무원들과 일반 사업자들이 자기 욕심만을 채우는데서 발생한다. 안전 불감증 해소 방법은 없을까??
 초. 중. 고등학교에서 부터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켜 주는 근본적인 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각종 사고에 대비하는 훈련과 대책을 정부와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여 수행하여야 한다. 부정부패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에게는 대충 쓱싹하지 말고 냉엄히 법의 심판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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