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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허옥 건설안전임원협의회 회장“안전의 첫 단추인 발주자 안전관리제 도입 반드시 필요”
오세용 기자  |  osyh@safety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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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30  16: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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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안전 관련 5대 단체중 안전보건 분야의 임원으로 구성된 건설안전임원협의회(CSOC)는 부서장과 최고경영진간 중간 역할을 통한 안전관리 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지속 증대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CSOC 회장 및 한국안전학회, 건설안전학회, 대한건설보건학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대림산업 허옥 상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발주자 중심의 안전관리와 건설현장 안전ㆍ보건관리자의 경력관리제도 등 현안에 관해 들어봤다.

 
   
 

 

- 국내 대형건설사 안전담당 임원 모임인 ‘건설안전임원협의회(CSOC)’ 회장으로 계시는데, CSOC의 현황, 주요사업 내용을 소개해 주십시오.
 저희 건설안전 임원협의회(이하 CSOC)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CSOC는 국내 종합건설사에서 안전보건을 전담하고 있는 임원들의 협의체입니다. 매분기당 1회의 정기모임 외에도 어떤 현안이 있으면 비정기 모임을 개최하기 때문에 통상 2개월에 한 번 정도는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건설회사들 간에 많은 모임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서로 사업상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CSOC는 건설안전이라는 공익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설안전에 대한 정보교류와 사고의 원인 분석이나 예방 대책 수립에 대한 협력은 자리이타(自利利他)하는 공익적 가치이기 때문에 모든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협의회 슬로건이 ‘GO TOGETHER’입니다. 서로 협력해서 모두 함께 안전하자는 의미입니다. CSOC에서 수행하고 있는 주요 사업은 고용부 국토부 등 정부 차원에서 산업안전보건관리비 현실화와 발주자 안전책임 강화 등의 건설안전 관련 법안 및 정책을 심의할 때, 시공부분에서 고려돼야 할 현실적 문제점과 대안을 제안하고 나아가 관련 정책이 현장 적용성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중대사고에 대해서는 건설사 전체적으로 안전대책을 수립하여 업계 전체 차원에서 동종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타워크레인 관련 사고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을 때 6개월 주기로 시행하고 있는 타워크레인 법정 정기검사와 별개로 3개월 단위로 타워크레인 자율검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공유, 많은 회원사가 3개월 단위로 타워크레인 자체검사를 실시해 사고를 예방했던 사례와 같은 일들입니다. 이 자리를 통해 안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서로를 이끌어 주고 계신 여러 회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 본지 발행인 이선자 사장과 대담하고 있는 허옥 회장

- CSOC 회장으로서 협의회를 이끌어 가는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두고 계신 사항은 무엇인지요.
 CSOC의 슬로건인 ‘GO TOGETHER’의 의미와 같이 ‘다 함께 힘을 모아 모두 함께 안전하자’는 것입니다. 건설회사에서 수행하고 있는 모든 일의 궁극적인 목표는 더 나은 환경을 세상에 구현하여 사람들이 좀 더 행복하게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보호하는 안전은 그 가치 목표의 근본이 되는 일로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최우선의 가치입니다.
 CSOC는 각 사를 대표해 안전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저마다 최고의 기량을 가진 전문가들이 서로 협력해 현장 적용성이 있는 안전대책을 수립함으로써 우리나라 건설업계 안전의 평균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좀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CSOC가 추구하는 가치 목표입니다.

안전보건시스템 구축, 안전보건경영이 ‘대안’  
- 건설현장 안전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016년 기준으로 직접비 4조2천800억원, 간접비 17조1천202억원 등 총 21조4천억원이며 지난 6년간 손실 총액이 약 126조원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단순히 봐도 큰 규모인데 회장님께서는 이같은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어디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건설현장 안전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산정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질문하신 내용은 직접비와 간접비를 합산해 계산하는 하인리히 방식으로, 간략하게 추정한 손실비용입니다.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직접 보상비용을 계상하고 그 비용의 4배를 간접비용으로 산정한 것이죠. 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직접 보상비용의 5배로 추정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손실비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의료비, 보험료 등 보험 cost가 설비손상, 조업중단, 교육비 등 비보험 cost의 5~53배에 이른다는 버즈 방식 등이 있지만, 지금처럼 중대재해 발생으로 인한 영업정지나 공사중지가 건설현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감안해 볼 때, 정확한 재해 손실비용을 산정하는 데는 역부족입니다.  
   
▲ 건설안전임원협의회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간담회 모습

 건설현장에서 ‘공정을 놓치면 품질을 놓치고 품질을 놓치면 공기를 놓치고 공기를 놓치면 원가를 놓치지만, 안전을 놓치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경구가 있습니다. 이렇듯 공정과 품질, 공사기간은 서로 작용하며 원가에 영향을 미치지만, 최근 사회적 관심을 감안해 볼 때 안전은 기업의 존립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경영의 첫째는 살아남는데 있으며, 기본원리는 이윤을 최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손실을 최소화 하는 것입니다. 안전조직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운용하는데 소요되는 안전관리비를 비용(expanse)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investment)로 인식하는 경영, 즉 안전보건경영이 그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건설현장 안전ㆍ보건관리자의 경력관리제도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과 함께, 이 제도 도입 시행에 대한 CSOC의 입장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국가의 선진화 수준과 비례해 안전의식 수준도 높아집니다. 우리나라도 재난재해 예방에 대한 사회적 의식 수준이 높아져서 안전보건이 ‘전문기술분야’로서 자리잡고 있으며, 일선에서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안전·보건 기술자들의 체계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재 산안법에 명기돼 있는 안전관리자 선임 규정에는 공사규모별 안전관리자 선임 의무만 명기돼 있을 뿐 사업장의 규모나 특성에 따라 선임에 필요한 일반적 요건은 없습니다.
 산안법 시행령의 별표에 ‘공사금액 1천500억원 이상,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심사대상 공사’는 ‘건설안전기술사 또는 10년이상 경력자 1인이상’을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만 따로 명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특정 규모 이상이면서 유해위험 작업을 수행하는 사업장에는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선임 기술자를 배치하도록 최소한의 기준만 정해 놓은 것입니다. 보건관리자 선임 기준 또한 공사규모별 선임 의무만 명기돼 있을 뿐 사업장의 규모나 특성별로 선임에 필요한 경력에 관한 일반적인 요건이 없습니다.
 미세먼지, 폭염, 한파 등의 이상 기후가 심화되고 작업 공종이 복잡해지는 추세에 따라 보건·위생을 담당하며 현장 근로자들의 건강증진과 직업병을 예방하는 보건업무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지만 안전관리자 선임 요건에 비해 의무 선임 기준이 낮고, 건설기술인협회의 기술자 등록 항목에도 보건관리자는 누락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공사규모나 작업환경에 따라 일정한 경력을 가진 보건 기술자가 선임될 수 있도록 하고, 그에 따른 산업안전보건관리비도 현실화돼야 할 것입니다.

- 발주자 중심의 안전관리제 도입에 대한 CSOC의 입장을 말씀해 주십시오. 또 발주자 중심의 안전관리 제도에 대한 부연설명도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모두가 주체가 되어 달성해야 할 가장 근원적이며 공익적인 가치가 바로 안전입니다. ‘안전사고(安全事故)’라는 단어는 ‘편안함과 온전함이 깨져 과거가 되어버린 불편하고 손상된 현재’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안전이 무너지면 근원적 가치가 무너지기 때문에 안전은 갑과 을이 구분되지 않는 분야입니다. 발주자와 원청사, 전문 협력업체 모두가 주체가 되어 수행해야 하는 일이 안전이고 그 첫 단추가 되는 곳이 바로 발주자입니다. 발주자의 안전에 대한 의지를 강화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할 수 있는 배경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시공사 주도의 안전 관리로는 넘어서기 어려운 한계를 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설계, 파이낸싱, 시공을 망라한 건설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발주자가 1차적인 주체가 되어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가 유기적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어 안전을 독려해야 합니다.
 ‘안전관리비 낙찰률 제외 정책’과 같이 안전은 가시적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원리로 해석할 수 없는 별개의 가치를 다루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건설산업에서 가치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주체인 발주자 중심의 안전관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요약하면 모든 건설산업의 모태가 되는 발주자가 안전의 밑바탕을 마련하는 요람이 되어 안전의 기틀을 형성하고 안전을 지키고 키우는 부모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설현장은 지금 4중고… 사면초가에 빠져
   
▲ 2017년 건설현장 안전사고 저감 대토론회 모습

- 건설현장 사고 예방을 위해 적정 안전관리비와 적정 공사비, 충분한 공사기간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주장입니다. 이에 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건설현장은 지금 4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공기는 짧고, 공사비는 적고, 도면은 복잡하고, 기능인력은 부족합니다. 혹서기와 혹한기에는 작업을 못하고 태풍이 와도 장마가 와도 작업을 하지 못합니다. 주 52시간 근무제까지 실시되면서 기존에 수행하고 있던 건설현장들은 사면초가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시간이 촉박하고 비용은 옹색한 상태에서 복잡한 일을 숙련공조차 없이 수행하면서 위험에 빠져듭니다. 적정한 비용과 적정한 시간의 확보가 건설현장 안전의 근원 바탕입니다.
 

- 회장님이 재직중인 대림산업이 최근 ‘공정거래 협약식’을 개최했습니다. 어떤 행사이고 어떤 내용으로 개최됐는지 간략히 소개해 주십시오. 아울러 이번 공정거래 협약으로 안전관리 분야의 경우 어떤 변화와 발전을 기대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건설업은 사람 중심의 산업입니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곧 원청사의 경쟁력이 됩니다. ‘협력회사의 성장이 곧 대림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대림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단편적인 지원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성과 안전관리 경영에 기반한 협력회사 체질 강화를 통해 함께 동반 성장하기 위한 협약입니다.
기술이 곧 경쟁력인 건설산업에서 협력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방안으로 구매 연계형 기술개발 제도를 도입합니다. 협력회사와 함께 신기술을 개발하고, 개발에 성공한 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구매 계약을 추진하는 제도입니다.
 안전관리 분야에서는 협력회사의 안전관리자 및 관리감독자를 대림에서 운영하는 안전체험학교에 입교시켜 협력회사 안전관리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안전업무를 수행하는 현장 안전관리자의 정규직 비율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확대해 안전업무 담당자의 업무 연속성과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협력업체를 선도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 CSOC의 역할과 향후 사업 및 역할 확대방안에 관한 구상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건설현장에서 안전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한 시기가 90년대 초, 1기 신도시 착공시점이라고 봅니다. 이 무렵에 하인리히식 근로자 중심의 안전이 시작되어 안전에 대한 각종 수칙을 규정해 불안전한 상태와 행동을 통제하는 안전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2000년대에 이르러 버드식의 통합적 안전으로 확장돼 작업 위험성평가에 기반한 시스템 안전으로 발전했습니다. 지금은 안전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자율적이면서 유기적인 감성안전으로 건설안전의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안전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율적인 안전활동을 하고 있는 시공사 안전조직들이 유기적으로 연합해 만들어진 시공 안전단체가 전문건설 KOSHA18001, 종합건설KOSHA18001, 안전실무자협의회(CSMA), 안전부서장협의회(CSMC), 안전보건임원협의회(CSOC) 등입니다.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기관들을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안전에 관한 수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전방인 현장에서의 실효성입니다. 시공 안전 단체에서 내놓는 대안은 내부 고객인 현장 관리자들이 누구나 공감하고 작업반장들이 쉽고 편리하게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합니다. 
 CSOC에서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일은 다양한 재해분석, 근로자특성, 작업환경 및 조건 등과 같은 안전보건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재해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IT를 활용한 통합 안전보건시스템 등을 운용·공유함으로써, 건설업계 전체가 더한층 안전해지고 나아가 국가 안전의 기틀을 이루는데 일조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허옥 회장이 안전관리자 직무교육을 하고 있다

- 건설안전 분야에 종사하면서 잊지 못할 일이 있다면…
 20여년 전, 현장 안전관리자로 재직하고 있을 당시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천신만고 끝에 사망한 근로자의 장례를 마무리하고 합의 공증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공증 사무실에서 고인의 부인을 만났는데 침통한 분위기와 침묵이 이어지던중에 그 부인이 불쑥 제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지금 심정이 어떠신가요?” 저는 당황스러워서 잠시 침묵하다가 솔직하게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제 대답을 듣고 한 참 동안 침묵하던 부인이 “저는 마음이 아픕니다.”하고 잠시 후 다시 제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무거운 것과 아픈 것의 차이가 뭘까요?”
 짧은 순간이었겠지만 영원처럼 느껴지던 시간 동안 할 말을 찾지 못했던 제게 그 부인이 말했습니다.
“마음이 무거운 것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고 비워지겠지만, 온갖 고생만 하다가 간 사람이 불쌍하고 아픈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깊은 상처가 될 것 같아요.”
 그 부인이 떠난 후에도 오랫동안 그 말이 귓전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2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현장에서 사망사고 소식을 접하면 그 말이 생생하게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것이니 사람의 안전을 지키는 최 일선에 서있는 안전관리자들의 책임이 참 막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회장님의 건설안전에 대한 신념이나 철학이 궁금합니다. 아울러 건설재해 예방을 위해 건설안전 관계자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대 경영학의 대부로 불리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 가장 안전하다’는 아이러니한 말을 했는데 그가 말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면서, 가장 안전한 장소는 핵잠수함입니다. 가장 위험한 핵잠수함이기 때문에 승조원 모두가 핵잠수함 내부의 질서와 규정, 절차를 더한층 철저하게 지킴으로써 지구 상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로 변모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착용하는 용품을 안전벨트, 안전화, 안전모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무의식 중에 안전을 위해서 억지로 착용하는 장비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용도가 같은 것인데도 비행기의 안전벨트는 시트벨트라고 부르고 등산 안전용품은 등산화나 등산복 등산모자로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착용합니다.
 사람은 언어를 통해서 사고하는 존재이니 먼저 사용 용어를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설 현장의 안전규정은 작업규정, 안전벨트는 작업 벨트, 안전화는 작업화, 안전모는 작업모로 고쳐 불러야 합니다. 그래야 안전관리자가 규제하지 않아도 작업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작업규정이고 착용해야 하는 작업용품으로 인식하는 근원적인 의식개혁이 가능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건설현장은 매년 500여 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위험한 일터입니다. 피터 드러커가 했던 말처럼 가장 위험한 곳이기 때문에 안전의식을 개혁해 작업규정과 작업용품 착용을 더한층 철저하게 지켜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안전은 또한 사람을 상대하는 일입니다. 고전적인 안전 이론에서 재해로 이어지는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98% 중에 88%가 사람의 불안전한 행동이고, 10%가 불안전한 상태입니다. 불안전한 상태도 결국 사람이 만든 것이니 사고가 일어나는 98%의 원인이 사람에게 있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것이 안전의 근원이고 사람의 마음을 다루기 위한 기본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볼 때 우리는 모든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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